한 줄 요약: 유럽 재정위기에서 열세 번 졌다. 기록을 지우고 다시 시작한 4차에 A가 나왔다. 기록판에 A 배지 찍힌 캡처까지 떠놓고 제목까지 정했는데, 그 A가 답안지 보고 푼 거였다. 반납했다. 다시 푸는 데 5차부터 9차까지 다섯 번 더 걸렸고, 마지막 한 수는 AI가 자기가 제안한 3단계를 3-2-1 순서로 짜놓은 걸 “로그에 1단계가 왜 없어?” 한 문장으로 잡은 거였다. 코드는 여전히 못 읽는다.
지난 이야기 (30초 요약)
차이나 쇼크 A의 비결은 계좌가 빠지면 주식을 줄이는 장치였습니다. 그 코드를 들고 유럽 재정위기(2011년 5월~12월, 두 달 만에 -20%)로 갔습니다. 거기서 13번 졌고, 그 얘기가 바로 아래입니다. 규칙은 그대로. 코드는 내 손으로 안 고친다. A가 나올 때까지 다음 보스로 안 간다. 결과 카드와 로그만 보고 말로 시킨다.
유럽에서 열세 번 진 이야기 (세 줄만)
차이나 A 코드를 들고 유럽 재정위기로 온 뒤, 이 보스에서만 13번 졌습니다. 전부 적으면 독자가 먼저 지치니 왜 졌는지만 씁니다.
- "언제 다시 살지"를 정하는 장치를 여섯 종류 시켜봤습니다. 코스피 이평선, 계좌 저점 상승, 60일 고점 기준, 방어 모드 플래그, 계좌 신고가, 신고가 + 리셋. 전부 7월 말, 8월 급락 직전에도 샀습니다. 코드는 지금이 바닥 뒤인지 모릅니다.
- 이 보스 구간(2011년)에서는 8월 9일 급락 뒤 3주짜리 가짜 반등이 옵니다. 내 계좌로 보면 이게 10월 진짜 반등보다 큽니다(가짜 +4.1%p, 진짜 +1.1%p). 계좌를 보는 신호는 전부 여기서 속았습니다.
- 종목을 저PER에서 저PBR로 바꾸면 수익이 -7.8%에서 -0.1%로 뛰는데, 같은 종목이 8월 9일 하루에 4%p를 더 빠져서 생존이 깨집니다. 수익과 생존이 서로를 밀어냅니다.
유럽 열세 번째가 끝났을 때 결론은 "이 보스는 못 깬다"였습니다. 틀린 결론이었습니다. 틀렸다는 걸 아는 데 네 번 걸렸고, 틀린 걸 틀린 방법으로 알았다는 걸 아는 데 한 번이 더 걸렸습니다. 이 문장을 쓰는 데도 꽤 걸렸습니다.
리셋. 세 번 돌려서 2.5%p 앞까지
대화 내용을 지우면 도전 차수가 1차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지금부터 나오는 차수는 전부 리셋 후 번호입니다. 13번 중 가장 좋았던 코드(저PER + 재무 필터)로 1차. B. 9월 2일에 30%로 내려간 뒤 연말까지 로그가 한 줄도 없습니다. 유럽 13번 내내 본 그림이라 이제 눈 감고도 그립니다. 시장은 9월 26일 바닥을 찍고 10월에 17% 올랐는데 저는 30%만 들고 관중석에 있었습니다. 표도 제 돈으로 샀습니다.
2차와 3차는 한 문단으로 줄입니다. 유럽 13번에서 건진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PBR 종목은 저점 뒤에 잘 오르고 급락일에 더 맞는다. 그러면 급락 전에는 저PER, 급락 뒤에는 저PBR이면 됩니다. "급락 뒤"를 어떻게 아느냐. 비중이 30%까지 내려간 적이 있으면 급락 뒤입니다(2차). 저PBR을 들고 있을 때는 상한을 70%로 묶었습니다(3차). 선방이 -7.8%에서 -2.4%까지 올라왔고 생존은 -14.8%로 턱에 걸렸습니다. 회복 기준 중에 "구간 수익률 플러스 마감"이 있어서, 수익률이 0%만 넘으면 회복도 통과입니다. 남은 건 -2.4%에서 0%까지 2.5%p. 둘 다 B. B가 세 개 모이면 뭐가 되느냐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4차: A. 그리고 반납
유럽 13번 동안 "언제 다시 살지"를 코스피한테도 물어보고 내 계좌한테도 물어봤습니다. 둘 다 가짜 반등에 속았습니다. 코스피는 원래 그런 애고 내 계좌는 저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아무한테도 안 묻기로 했습니다. 비중이 30%까지 내려간 날부터 거래일 40일이 지나면 그냥 70%로 올린다. 신호가 아니라 달력입니다. 달력은 거짓말을 안 하니까요. 거짓말을 한 건 저였다는 게 다음 문단입니다.
A등급. 생존 -13.7%, 선방 +1.4%, 플러스 마감. 기록판에 유럽 A가 찍혔습니다. 차이나 옆에 나란히. (명예의 전당은 S등급부터라 아직 빈칸입니다. 거기는 다음 생에.)
여기서 글을 끝냈으면 깔끔했을 겁니다. 제목도 정해놨었습니다. “바닥은 달력이 찍는다.” 꽤 괜찮은 제목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틀렸다는 게 문제지.
그런데 40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보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가짜 반등이 8월 9일부터 3주, 진짜 바닥이 9월 26일. 유럽 13번 지는 동안 로그로 그걸 다 봤고, 가짜 반등은 넘기면서 10월 반등은 잡는 숫자를 고른 겁니다. 답안지를 펴놓고 푼 시험입니다. 2011년에 40일이 맞았다는 걸 2026년에 알고 쓴 거니까, 2012년에 통한다는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반납했습니다. 3차 코드로 되돌렸습니다. 기록판에 찍힌 A는 지울 방법이 없어서 그대로 뒀습니다. 볼 때마다 찔립니다. 대신 이번엔 AI에게 이 구간 얘기는 한 마디도 안 하고 일반론만 물었습니다. 급락 뒤에 바닥까지 보통 며칠이냐. 2011년은 입에 담지도 않았습니다.
역사적으로 거래일 기준 60일. 30~40일은 가짜 반등에 속을 확률이 높고, 90일 이상은 너무 늦다.
60일. 제가 답안지 보고 고른 숫자보다 20일 깁니다. 그리고 AI가 "30~40일은 가짜 반등에 속는다"고 한 게 뼈아팠습니다. 그 숫자로 방금 A를 받고 왔는데 말입니다. 속은 게 아니라 알고 고른 거라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대로 썼습니다.
5차에서 7차: 정직하게 하니까 B, B, C
5차 B. 생존 -15.8%. 0.8%p 초과. 선방은 +0.4%로 플러스니까 회복은 통과. 생존 한 칸만 남았는데 그 한 칸이 안 열립니다.
로그를 보고 처음엔 "30%로 6주를 기다리는 동안 빠졌구나"라고 읽었습니다. 틀렸습니다. 11월 7일, 60일이 차서 70%로 올라간 직후(로그에는 [시간복귀]로 찍힙니다) 3일 만에 -15.1%. 문 열자마자 맞은 겁니다. 40일이었으면 10월 10일에 들어가 10월 반등을 타고 쿠션이 생기는데, 60일은 반등을 다 놓치고 11월 하락 직전에 정확히 들어갔습니다. 답안지 A가 왜 A였는지가 여기서 보였습니다. 답을 알고 고른 숫자는 당연히 잘 맞습니다. 그래서 답안지인 겁니다.
6차는 생존 한 칸을 잡으려고 AI 제안대로 "저PBR 모드에서 낙폭이 -15%를 넘으면 비중을 25%로"를 넣었습니다. 결과가 5차와 1원까지 같았습니다. 2화에서 배운 신호입니다. 내 주문이 실제로 도는 자리를 못 건드렸다는 뜻입니다. 물어봤습니다.
시간복귀 로직이 if문 최상단에 있어서, 60일이 지난 뒤로는 그 아래 낙폭 조건까지 코드가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AI가 넣은 규칙을 AI가 앞서 넣은 규칙이 가린 겁니다. 7차는 25% 규칙을 시간복귀보다 앞에 두게 바꿨더니, -15% 선에서 70%와 25%를 사흘 간격으로 오가면서 C. 더 나빠졌습니다. 정직하게 하니까 세 번 연속 뒷걸음입니다. 정직은 수익률과 상관이 없다는 걸 배우는 중입니다.
8차: “문을 활짝 열지 말고 조금씩”
25% 규칙은 빼고, 다시 일반론으로 물었습니다. 긴 대기 뒤에 복귀할 때 한 번에 올리는 대신 보통 어떻게 하느냐.
60일에 40%, 그 뒤 10일간 낙폭이 안 커지면 55%, 전고점 -5% 안이면 70%. 시간이 지났다고 문을 활짝 여는 게 아니라, 조금씩 열어 밖의 날씨를 확인하며 들어가는 것.
B. 생존 -15.7%. 이제 0.7%p. 5차부터 생존 초과폭이 0.8, 0.8, 1.8, 0.7. 턱밑에서 네 번째입니다. 그런데 로그가 이상했습니다.
[시간복귀1] 40%가 한 번도 없습니다. 9월 30일에 [시간복귀2] 55%가 바로 찍혔습니다. 8월 9일에 저PBR 모드로 다시 들어갔으면 거기서 60거래일은 11월 초여야 합니다. 1단계는 어디 갔고 2단계는 왜 한 달 일찍 왔을까. 계단을 올라가는데 1층이 없습니다.
9차: AI가 자기 코드를 거꾸로 짰다
“1단계는 왜 안 찍히고 2단계가 9월 30일에 켜졌어?” 이것만 물었습니다.
3단계 조건을 먼저, 2단계를 다음, 1단계를 마지막에 검사하도록 짜여 있어서 위 조건이 맞으면 아래 단계를 건너뜁니다. 단계 변수를 두고 1→2→3 순서로만 올라가게 해야 합니다.
AI가 제안한 3단계를 AI가 짜면서 3-2-1 순서로 검사하게 둔 겁니다. 제안은 1-2-3이었고 코드는 3-2-1이었습니다. 코드를 읽을 줄 알았으면 8차에서 봤겠지만, 저는 로그에 1단계가 없는 것만 봤고 그걸 물어본 게 전부입니다. 고쳐 달라고 했습니다. 고치는 건 AI가 1분, 찾는 건 제가 한 회차.
| 조건 | 기준 | 결과 | 판정 |
|---|---|---|---|
| 참여 | 25% 이상 | 47% | 통과 |
| 생존 | MDD -15% | -15.0% | 통과 |
| 선방 | 벤치 +5%p | +0.6% | 통과 |
| 회복 | 플러스 마감 | +0.6% | 통과 |
A등급. 생존 -15.0%. 기준선 위에 소수점으로 올라탔습니다. 0.04%만 더 빠졌으면 B였습니다. 통과는 통과입니다. 심판이 선을 밟았는지 확대해서 보더니 손을 들어줬습니다.
11월 7일 [시간복귀1] 40%, 11월 21일 [시간복귀2] 55%. 5차에서 같은 날(11월 7일) 70%로 한 번에 들어가 -15.8%를 맞은 그 하락을, 9차는 40%로 들어가서 -15.0%로 맞았습니다. 차이 0.8%p. 그게 B와 A의 차이였고, 그 0.8%p는 "한 번에 들어가지 마라"는 AI의 일반론에서 나왔습니다.
기록판은 4차 때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똑같이 생긴 A인데 하나는 반납한 A고 하나는 받은 A입니다. 화면은 구분을 못 하고 저만 압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안 쓰면 아무도 모르니까요.
전적
| 차수 | 바꾼 것 | 등급 | 생존 | 선방 | 회복 |
|---|---|---|---|---|---|
| 1 | 저PER + 재무 필터 | B | -11.7% | -7.8% | 18% |
| 2 | 30% 뒤 저PBR | B | -14.6% | -3.3% | 18% |
| 3 | 저PBR 상한 70% | B | -14.8% | -2.4% | 19% |
| 4 | 40일 복귀 (답안지, 반납) | A | -13.7% | +1.4% | 통과 |
| 5 | 60일 복귀 (일반론) | B | -15.8% | +0.4% | 통과 |
| 6 | -15%면 25% | B | -15.8% | +0.4% | 5차와 1원까지 동일 |
| 7 | 25%를 시간복귀 앞으로 | C | -16.8% | -3.3% | 24% |
| 8 | 3단계 복귀 40/55/70 | B | -15.7% | +0.8% | 통과 |
| 9 | 단계 순서 수정 | A | -15.0% | +0.6% | 통과 |
그래서 뭘 배웠나
백테스트 등급은 과거를 알면 언제든 올라간다. 4차 A가 그겁니다. 숫자 하나를 결과에 맞추면 등급이 오르고, 그 등급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습니다. 등급보다 "그 숫자를 어떻게 정했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번 화에서 제가 정한 숫자는 없습니다. 60일, 40/55/70, 10일. 전부 AI가 2011년 구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모르는 채로 말한 겁니다. 그래서 9차 A는 다음 보스에서 검증할 자격이 있고, 4차 A는 없습니다.
한 번에 들어가지 마라. 5차와 9차는 들어가는 날이 같습니다. 70%로 들어가면 B, 40%로 들어가면 A. 바닥인 줄 알고 들어간 날이 바닥이 아닐 때 살아남는 방법은 적게 들어가는 것뿐이었습니다. 주식 책 첫 장에 나오는 말입니다. 첫 장은 다들 안 읽고, 저는 백테스트로 0.8%p 차이를 보고 나서야 읽었습니다.
AI도 순서를 틀린다. 그걸 잡는 건 로그다. 8차 코드는 AI가 제안하고 AI가 짰는데 단계 순서가 거꾸로였습니다. 코드를 못 읽는 사람이 그걸 찾은 방법은 “로그에 1단계가 왜 없어?” 한 문장이었습니다. 2화의 죽은 코드도, 6차의 안 도는 조건도, 전부 같은 방법으로 찾았습니다. 로그에 있어야 할 게 없으면 물어본다. 이 연재에서 제가 배운 유일한 기술입니다.
세 개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이번 화에서 배운 건 A를 받는 요령이 아니라, 받은 A가 진짜인지 가리는 법이었습니다.
오늘의 성적표
| 보스 | 난이도 | 등급 |
|---|---|---|
| 카드사태 | 2성 | - |
| 유럽 재정위기 | 3성 | A (리셋 후 9차, 리셋 전 13번 포함 통산 22차) |
| 차이나 쇼크 | 3성 | A (9차) |
| 코로나 | 4성 | - |
| 금리 인상 | 4성 | - |
| 금융위기 | 5성 | - |
이번에 알게 된 단어
과최적화. 과거 한 구간에 딱 맞는 숫자를 찾아 성적을 올리는 것. 4차의 40일이 이겁니다. 백테스트에서는 A, 실전에서는 아무 관계 없음. 시험 끝나고 답안지 보면서 "나 이거 알았는데"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납한 이유입니다.
분할 진입. 한 번에 다 사지 않고 나눠서 사는 것. 8차와 9차의 40→55→70%입니다. 바닥을 못 맞히는 사람이 바닥 근처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었습니다.
데드캣 바운스. 급락 중에 잠깐 튀어오르는 반등. 죽은 고양이도 높은 데서 떨어지면 튄다는 말인데, 고양이한테 미안한 이름입니다. 8월 9일 뒤의 3주가 이겁니다. 60일 대기는 이걸 피했고, 40일 대기는 피한 게 아니라 피한 걸 알고 고른 겁니다.
다음 화 예고
코로나(4성)입니다. 2020년 3월에 한 달 만에 -30%가 오고 그 뒤로 1년 내내 오릅니다. 이번 화의 60일과 3단계 복귀를 숫자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가져갑니다. 통하면 “일반론이 맞았다”, 안 통하면 "2011년에만 맞았다"입니다. 어느 쪽이 나와도 글이 되고, 어느 쪽이 나와도 이번 화보다는 짧습니다. 반납할 A가 없을 테니까요. 있으면 또 반납하겠지만.
이 연재의 모든 결과는 과거 데이터 백테스트 결과이며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전략을 추천하는 글이 아닙니다.